법인세란?
개인만 세금을 내는 것이 아닙니다. 회사도 이익이 나면 법인세를 납부합니다. 우리나라 전체 세수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세금이죠. 통상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와 같은 대기업들이 법인세 납부 순위 상위에 오릅니다.
2024년 법인세 납부 1위, 한국은행
올해 뜻밖의 기업이 법인세 1위를 차지했습니다. 바로 대한민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입니다. 지난해 한국은행의 순이익은 7조 8,189억원에 달했고, 무려 2조 5,782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하게 됐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5배나 증가한 수치이며, 삼성전자나 현대차를 제치고 국내 1위가 되었습니다.
중앙은행, 한국은행은 어떤 일을 할까?
한국은행은 일반 상업은행과는 다르게 개인이나 기업과 직접적인 거래를 하지 않습니다. 주된 역할은 국가의 화폐 공급량을 조절하여 물가를 안정시키고, 외환보유고 관리와 같은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한국은행이 돈을 버는 주요 방법 2가지
① 외환보유고 관리 및 투자
한국은행은 달러, 엔화, 위안화 등 주요 외화를 관리합니다. 이를 외환보유고라고 하며, 현재 약 4,0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외환보유고는 국가의 경제적 신용도를 나타내며, 위기 대응 능력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외화를 보관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은행은 외화를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하여 이자 수익을 창출합니다. 미국 국채는 미국 정부가 보장하는 매우 안전한 투자처로,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확보할 수 있어 중앙은행들의 대표적인 투자 대상입니다.
②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산이익
한국은행의 수익 증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또 하나의 요인은 바로 환율입니다. 한국은행은 약 4,000억 달러의 외화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이 오를 때마다 자산 가치가 덩달아 증가합니다.
예를 들어 1달러당 1,000원일 때 보유 외화 100달러는 10만원이 되지만, 환율이 1,500원이 되면 15만원으로 장부상 가치가 증가합니다. 이를 '환산이익'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달러를 팔지 않아도 장부상 이익으로 잡히고, 이에 따라 더 많은 법인세를 내야 합니다.
삼성, 현대, SK 상황은?
한국은행이 법인세 1위를 기록하는 동안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와 같은 민간 대기업들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납부할 법인세가 대폭 감소했으며, 현대차와 SK하이닉스도 예년보다 적은 법인세를 내게 되었습니다.
한국은행 수익금의 사용처는?
한국은행이 번 수익의 30%는 향후 위기 대응을 위한 내부 적립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70%는 국가(정부)에 귀속됩니다. 이는 한국은행이 법적으로 수익 창출이 아닌 공공목적 기관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공공기관이 법인세 1위인 이유가 불편한 현실
한국은행이 법인세를 가장 많이 냈다는 것은 흥미롭지만 반가운 뉴스는 아닙니다. 공공기관의 법인세 1위 등극은 민간기업들의 활력이 떨어지고 경제 상황이 어려워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법인세 납부 순위 상위권이 민간기업으로 다시 채워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마무리하며
한국은행의 법인세 1위 뉴스가 처음이자 마지막이기를 바라며,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한번 힘차게 날아오르는 날을 기대합니다. 민간 기업들의 경쟁력 회복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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